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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프롤로그 -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본문
프롤로그 -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from 시민의 교양 by 채사장)
티벳에는 죽은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가 있다. 죽은 다음에 개인이 겪게 될 일들에 대해서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이 안내서는 '티벳 사자의 서'라고 알려져 있다. 중간중간에 해탈하는 방법이나 다시 사람으로 태어나는 방법 등의 팁을 알려주는 것도 잊지 않는다. 친절한 책이다.
죽은 사람을 위한 안내서도 있는데, 산 사람을 위한 것도 있어야 하지 않겠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면 믿어주려나 모르겠다.
두 가지 삶이 있다. 첫 번째는 세계에 나를 맟추는 삶이다. 세상의 질서를 존중하고, 주어진 환경을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인생이다. 두 번째는 세계를 나에게 맞추는 삶이다. 세상의 질서와 시스템에 저항하고, 주어진 환경을 변화시키려 노력하는 인생이다.
당신은 어떠했나? 어떤 모습에 더 가까운 삶을 살아왔는가? 질문을 바꿔보자. 다른 사람은 어떠했으면 좋겠는가?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 당신의 부모님이나 자녀나 연인, 당신의 친구들에게는 어떻게 살아가야 한다고 말해줄 것인가?
나를 바꿀 것인가, 세계를 바꿀 것인가는 근원적인 대립이다. 세계와 나, 사회와 개인이라는 구분은 근본적으로 갈등의 관계다. 사회는 개인을 유혹한다. 넓은 사회의 품에 안겨 쉬라고, 반대로 개인은 극복하고 싶다. 사회를 딛고 일어서려 한다.
그런데 이러한 사회와 개인의 근본적인 대립을 모순 없이 내포하는 하나의 놀라운 단어가 존재한다. 그것은 '시민'이다. 시민은 그 단어 안에 두 가지 개념을 모두 포함한다. 하나는 집단으로서의 전체성이고, 다른 하나는 개인으로서의 개체성이다. 쉽게 말해서, 시민은 사회 전체의 구성원인 동시에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개별자다.
시민은 현실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선택의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전체성과 개체성 사이에서, 구성원과 개별자의 사이에서 우리는 현실을 대면하는 것이다. 하지만 보통은 사회의 방대함과 복잡함 속에서 쉽게 길을 잃는다. 그것은 우리의 판단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너무나 많은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현실의 팍팍함 속에서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 고민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것이 문제다.
안내서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상에 시달리는 부모님과, 입시에 몰두해 있는 아이들과, 취업과 노동에 숨 가쁜 사람들을 위해서 단순하고 친절한 가이드북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의 주인으로서 시민이 사회의 현안들을 합리적이고 주체적으로 선택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고 추상화된 세계의 구조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를 단순화했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상반된 개념을 중심으로 세계를 구조화했다. 그리고 현실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분야들, 즉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가 이러한 구조 속에서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설명했다.
이렇게 세상의 구조에 대해서 이해하는 능력을 우리는 '교양'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시민의 교양'이다. 시민의 합리적 선택을 위한 세상의 구조화가 이 책의 목적이다.
<시민의 교양>은 다음의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은 눈에 안 들어올 수 있으니 아랫부분은 건너뛰었다가 이 책이 끝난 후에 다시 읽어도 괜찮겠다.
'세금'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것은 우리 사회의 다양하고 복잡한 현상들의 본질이 세금에 대한 논쟁에서 기원하기 때문이다. 세금과 복지의 관계를 간결하게 정리함으로써 복잡한 사회를 이해하는 출발점으로 삼는다. 두 가지 쟁점인 '세금을 인상할 것인가'와 '누구의 세금을 인상할 것인가'의 문제를 다룬다.
'국가'에서는 앞서 정리한 사회가 현실화되는 공간으로서 국가에 대해 묻는다. 국가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떤 국가를 원하는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작은 국가와 큰 국가를 구분한다. 이어서 국강의 형태를 결정하는 주체가 누구인지를 확인할 것이다.
'자유'에서는 역사의 주인으로서 시민의 탄생을 알아본다. 이 과정에서 시민의 본질이 자유임을 확인한다. 이어서 우리는 현대사회에서 자유의 의미를 탐색한다. 자유란 무엇인가? 이에 대한 답변으로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를 알아보고,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경제체제를 비교할 것이다.
'직업'을 갖는다는 것은 시민의 의무이며 권리다. 문제는 자본주의에서 직업들이 차등적 관계를 맺는다는 데 있다. 자본주의의 특성을 기준으로 직업군을 분류하고 그 관계를 알아본다. 이 과정에서 오늘날 직업 선택이 개인과 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이해할 것이다.
'교육'에서는 우리가 실제로 배우는 것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우리는 교육의 형식에 집중함으로써 학교 구조를 통해 우리가 습득하게 되는 진리관과 경쟁에 대한 믿음을 확인해본다. 그리고 교육의 다양한 문제를 발생시키는 궁극적 토대가 경제체제임을 확인할 것이다.
'정의'는 모든 시민에 의해 요청된다. 문제는 무엇이 정의인가에 대한 견해가 개인마다 다르다는 데 있다. 정의란 무엇인가? 이에 답하기 위해 우리는 정의를 윤리, 경제, 정치적 측면으로 구분해서 다룬다. 이를 통해 사회를 구성하는 궁극적인 두 가지 세계관이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살펴볼 '미래'는 새롭고 과감한 예측이 아니다.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화폐와 인구 개념을 토대로 세계와 국내의 사회적 분위기를 가늠해본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시민이 진행해야 할 선택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미래사회의 필연적인 흐름을 토대로 오늘날 우리 앞에 놓인 선택의 정당성과 무게를 검토할 것이다.
소수의 극단적인 사람들을 제외하면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합리적이고 선하다. 현실과 미디어를 보면 대립과 갈등으로 세상이 가득 찬 것 같지만, 실수와 퇴행을 반복하며 세계는 꾸역꾸역 앞으로 나아간다. 그리고 세계를 이끄는 주인공은 시민이다.
오해하지 말아야 할 것은 시민이라는 존재가 어떤 이상향이나, 완성된 특정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시민은 그저 내 옆에 있는 사람들이다. 욕심내고, 치열하고, 지혜롭고, 어리석고, 노력하고, 게으른, 그냥 그대로의 존재 말이다. 이 책은 합리적인 시민이 되자는 책이 아니다. 있는 그대로의 존재인 시민이 앞으로 진행할 선택에 대한 책이다.
시민으로서 당신이 합리적 선택과 결정을 내리는 데 이 책이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pp.4~8, 시민의 교양 > 프롤로그 >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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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췌 목차
1. 프롤로그 -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2. 주주 자본주의 vs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3. 에필로그 - 시민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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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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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캐스트 > 시민의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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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24116197AL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4120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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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1. @ Ghost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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