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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에필로그 - 시민이 돌아왔다

Geo 2016. 12. 31. 18:44

 

- 에필로그 - 시민이 돌아왔다 (from 시민의 교양 by 채사장)

 

 

 

우리는 지금까지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 일곱 가지 분야는 한 명의 시민이 탄생했을 때, 그가 현실 세계에서 만나는 것들이다. 현실 세계는 제한된 시간을 살아가는 한 명의 시민에게 너무나도 거대하게 다가온다. 그것은 역사성과 복잡성 때문이다. 개인의 삶에 비해 너무나도 긴 세계의 역사와 무수히 많은 개인의 복잡한 관계의 양상이 지금의 세계를 구축한 것이다. 이러한 현실 세계의 압도감으로, 어떤 이는 자신에게 익숙한 하나의 관점으로 세계 전체를 가늠해보려고 하고, 어떤 이는 현실을 회피하려고도 한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모른 척할 수는 없다. 거대한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을 떼야 한다. 그리고 그 첫걸음은 우선 세계를 단순하게 추상화해서 잘라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 무엇인가를 이해하기 위한 방법으로서의 '분석'은 그 의미 자체가 자르고 나누는 것을 말한다. 세계에 대한 이해는 세계에 대한 분석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세계를 자르기 위한 기준은 다양하다. 세계를 남자와 여자로 나눌 수 있고, 남한과 북한으로 나눌 수도 있으며, 선과 악, 미와 추, 나와 타자, 동양과 서양, 배운 자와 못 배운 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나눌 수도 있다. 이러한 다양한 기준 중에서 완벽하게 잘못되거나 틀린 기준이란 없다. 모든 기준은 세계를 분석하기 위한 타당한 관점이다. 이렇게 다양한 기준들이 사회 안에서 공존하고 조율될 때, 그 사회는 열려 있는 사회가 된다. 하나의 관점만을 정상적인 관점으로 강요하거나 자신과 다른 관점을 제거하려는 행위만큼 사회를 병들게 하는 행위는 없다.

 

 

세계를 자르는 다양한 기준 중에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었다. 이 기준을 사용한 것은 실용적인 목적 때문이다.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은 세계의 더 넓은 부분까지 동시에 자를 수 있는 포괄적인 도구다. 우리는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의 범위까지를 이 기준으로 나누어보았고, 마지막으로 미래사회를 예측했다. 세계는 다음과 같이 나눠진다.

 

 

- Simplification:

 

세금 

 국가

자유 

직업 

교육

정의

 시장의 자유

세금, 복지 증가

작은 정부 

소극적 자유 

자본가 

일자리 확대 

보수

 정부의 개입

세금, 복지 감소

큰 정부 

적극적 자유 

노동자 

소득격차 완화 

진보

 

 

첫 번째 세계는 시장의 자유로 나간다. 세금과 복지는 낮아진다. 시장은 효율적으로 움직이고 경제는 성장할 것이다. 세금 인상이 굳이 필요하다면 간접세를 통해서 국민 전체에게 세금을 부과해야 한다.

 

국가는 작은 정부의 형태가 되며, 국가의 역할은 최소한의 질서 유지에 한정된다. 자유주의와 공화주의가 이러한 국가 형태에 부합하는 이념이다.

 

자유에 있어서는 소극적 자유가 추구된다. 타인의 간섭이 없는 상태인 소극적 자유는 개인의 자율성과 재산권 보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이러한 자유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개인이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는 자유의 보장이다.

 

직업에 있어서는 자본가인 투자자와 사업가의 이익이 극대화된다. 생산수단을 소유한 자본가는 이를 토대로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하고 부를 축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일자리 부족으로 판단하고, 일자리의 양을 늘리기 위해 시장의 자유를 추구한다. 기업이 시장에 재투자하고 고용을 확대하도록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시장의 자유가 말하는 정의는 수직적 윤리관이다. 의무를 준수한 사람에 한정해서 권리가 부여되어야 한다. 이러한 차등적 질서가 유지될 때 정의가 실현된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정의는 차등적 분배로 이어진다. 능력과 기여도에 따른 분배의 질서가 확립되어야 한다. 이것은 자유주의 이념에 부합한다. 구체적으로는 초기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수정 자본주의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경제체제에서는 자본가의 이익이 우선되고, 이는 정치적 보수라고 지칭된다.

 

 

두번째 세계는 정부의 개입으로 나아간다. 세금과 복지는 향상된다. 빈부격차는 완화되고 사회의 삶의 질이 개선된다. 세금의 주체는 소수의 부유층이며, 직접세가 강화된다.

 

국가는 큰 정부의 형태가 된다. 국가의 역할은 사회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써 국민 전체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사회주의와 민주주의가 이에 부합하는 이념이다.

 

자유에 있어서는 적극적 자유가 추구된다. 자신의 선택을 이행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하는 적극적 자유는 평등과 빈부격차 완화를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이러한 자유가 실제로 의미하는 것은 생산수단의 개인 소유를 제한하는 것이다.

 

직업에 있어서는 임금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된다. 국가는 생산수단의 개인소유를 제한함으로써 자본가에 의한 부의 독점을 막고, 적극적인 복지를 통해서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기 때문이다.

 

교육 문제의 근본 원인을 소득격차로 판단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정부의 개입을 추구한다. 고소득자와 기업의 세금을 높이고 고용안정성을 위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다.

 

정부의 개입이 말하는 정의는 수평적 윤리관이다.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동등한 권리를 가진 만큼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평등이 실현될 때 정의가 실현될 수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의 정의는 균등적 분배로 이어진다.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고, 결과적 평등이 사회적으로 조율되어 실현된다. 이것은 사회주의 이념에 부합한다. 구체적으로는 사회민주주의, 사회주의, 공산주의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러한 경제체제에서는 노동자의 이익이 우선되고, 이는 정치적 진보라고 지칭된다.

 

 

미래의 한국사회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물론 이것은 하나로 고정된 방향은 아닐 것이다. 직면한 현실을 고려하고, 개인과 사회의 이익을 고려해서 시민이 그때마다 선택해야 할 문제다. 당장 눈앞에 놓인 미래는 세계적인 저성장과 통화량 팽창 경쟁, 그리고 한국에서의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다. 앞으로의 세계는 디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개별 국가의 인플레이션 정책이 주가 될 것이고,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출 중심의 대기업은 어려운 시기를 빠듯하게 견뎌낼 수 있을 것이고, 노동자는 물가 상승과 실질임금 감소에 따른 내수 부진과 빈부격차의 심화를 겪게 될 것이다.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대기업의 성장을 위해 우선은 시장의 자유를 추구할 것인가? 아니면 지속적으로 심화될 내수 부진과 빈부격차 완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정부의 개입을 추구할 것인가?

 

그리고 이러한 선택은 시민의 정치적 행동으로 결정된다. 우리가 보수 정당에 혹은 진보 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우리를 대표하는 누군가를 선발하는 것도 아니다. 시민의 정치적 행위로서의 투표는 시장의 자유와 정부의 개입이라는 사회 방향성의 선택이며, 궁극적으로 세계의 선택이다.

 

 

시민은 그 자체로 자유다. 역사의 필연적 귀결로서 시민은 자유의 실현자다. 여기서 자유는 두 가지 의미다. 개인으로서의 나를 구성할 자유와 사회를 선택할 자유. 삶의 현장 속에서 나는 치열하게 일하고 공부하고 경쟁하며 나를 구성한다. 동시에 세계를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써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선택을 해야 한다. 세계의 복잡성으로부터 잠시 회피하여 쉬고 있는 시민들에게 손을 내밀고, 그들을 사회적 담론의 장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은 시민으로서 당신에게 있다.

 

[......]

 

이제 결정의 시간이다.

당신에게 묻는다. 우리 사회는 어떤 내일을 선택해야 하는가?

 

 

 

[ pp.340~348, 시민의 교양 > 에필로그 > 시민이 돌아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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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췌 목차

 

1. 프롤로그 - 살아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

2. 주주 자본주의 vs 이해관계자 자본주의

3. 에필로그 - 시민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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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교양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28070994IN

네이버 캐스트 > 시민의 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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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BOK00024116197AL

http://book.daum.net/detail/book.do?bookid=KOR9788994120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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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2.31. @ Ghost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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