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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췌] 에필로그 (from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by 채사장) 본문
에필로그 (from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by 채사장)
지금까지 우리는 역사, 경제, 정치, 사회, 윤리의 다섯 영역을 탐험해왔다. 이 다섯 영역은 각각 현실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경으로, 우리에게 세계를 이해하는 틀을 제시해준다. 중요한 건 세계를 이해하는 이 다섯 가지의 틀이 독립되어 있지 않다는 데 있다. 이 영역들은 연결되어 있으며, 핵심 논지에 있어서는 같은 진실을 공통분모로 갖는다. 그리고 그 진실이란 구체적으로 '이분화된 세계'다.
세계를 매우 극단적으로 추상화하면 궁극에 가서 세계는 둘로 나누어진다. 그것은 마치 시간을 고도로 추상화해서 네 개의 계절로 구분하고, 공간을 고도로 추상화해서 다섯 개의 대륙으로 나누는 것과 같다. 극단적인 추상화의 결과물은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는다. 복잡한 현상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무수히 많은 예외와 다양성을 폭력적으로 소거함으로써 실재를 정확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서 우리가 이 책에서 선택한 방법은 세계의 단순화였다. 세계의 복잡성과 다양성에 우리는 이미 충분히 노출되어 있으며, 때로는 그러한 모습에 함몰되어 거시적 측면에서의 세계적 안목을 상실하고, 미시적이고 지엽적인 측면에 집착하기도 한다. 이 책은 현실 세계를 단순화함으로써 우리가 일상 속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세계에 대한 거시적 전망을 돌려주고자 한다.
현실 세계를 극단적으로 추상화하고 단순화하면 세계는 둘로 양분된다. 단순하게 이 세계를 A세계와 B세계라 부르기로 하자.
우선 A세계의 주인공은 소수의 지배자다.
역사에서 그들은 왕, 영주, 부르주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함으로써 노예, 농노, 프롤레타리아를 지배하고 권력을 유지해왔다. 특히 근대의 부르주아는 공장과 자본을 소유함으로써 공급과잉 문제를 일으켰으며, 이는 두 번의 세계대전으로 귀결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현대에 들어서 냉전과 신자유주의가 도래했다.
경제에서 초기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는 부르주아의 세계다. 그들은 시장의 자유를 추구하고 정부의 개입을 반대한다. 이에 따라 세금 인하와 복지 축소가 진행된다. 세금 인하와 규제 완화는 부르주아에게 직접적인 이익이 된다. 자본가의 투자와 사회의 경쟁적 분위기는 경제를 성장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정치에서 보수는 자본가와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입장을 말한다. 생산수단의 민영화, 정부 개입 축소, 세금 및 규제 완화, 경제 성장이 이들의 지향점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서 자본가는 소수이기 때문에 민주주의 체제보다는 독재나 엘리트주의 체제가 이들의 이익을 보장하는 데 더 효과적이다.
사회에서 자본가가 소수라는 특징은 이들의 권리가 노동자 다수에 의해 침해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발생시킨다. 전체주의로부터 개인을 보호하는 근본 이념으로서의 자연권, 특히 재산권의 절대적 보장은 자본가의 권리와 재산을 보호해줄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현실적인 측면에서 미디어는 기업들의 광고비를 통해 유지된다는 특징 때문에 기업과 자본가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이로 인해 보수적 견해를 반영하기 쉬운 조건에 놓인다.
윤리에서 의무론은 결과보다는 의무와 도덕 법칙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윤리관으로, 개인의 권리와 인권을 강조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신자유주의는 공정한 경쟁이라는 절차가 보장된다면 그 결과로 빈부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문제시하지 않는다. 결과가 아닌 절차나 사회적 의무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의무론적 윤리설이 신자유주의의 정당성에 대한 윤리적 근거를 제시하기에 적합하다.
다음으로 절반의 세계인 B세계의 주인공은 다수의 피지배자다.
역사에서 그들은 노예, 농노, 프롤레타리아의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했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야만 했다. 특히 근현대 역사에서 이들은 자신의 피착취의 상황을 직시하기 시작했고, 공산주의 혁명을 통해 역사의 주인공으로 서려 했으나, 냉전 이후 공산주의의 붕괴와 함께 현대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노동자의 계급을 유지하게 되었다.
경제에서 수정 자본주의,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는 이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체제다. 이 체제들은 공통적으로 시장의 자유를 축소하고 정부의 개입을 강화하려 한다. 이에 따라 세금이 인상되고 복지가 확대된다. 정부에 의한 적극적인 복지정책 추진은 노동자와 서민들의 직접적 이익이 된다. 다만 노동 의욕 감소와 자본가의 투자 의욕 감소가 경제의 장기적 침체를 발생시킨다는 비판을 받는다.
정치에서 진보는 이러한 노동자와 서민, 최소수혜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치적 입장을 말한다. 생산수단 국유화, 정부 개입 확대, 세금 인상 및 규제 강화, 사회적 재분배가 이들이 지향하는 방향이다. 정치적 의사결정에 있어서는 노동자가 사회의 다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다수의 견해가 반영되는 민주주의가 이들의 이익을 직접적으로 대변할 수 있는 정치체제가 된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역사적 경험, 미디어에 의한 교육, 대중의 비합리성으로 인해 노동자가 스스로의 이익과 어긋나는 정치 정당을 선택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사회에서 노동자가 다수라는 특징은 다수의 이익을 위해 소수의 권리를 침해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발생시킨다. 이렇게 다수에 의해 소수를 희생시키는 부정적 상황을 전체주의라 한다. 근현대의 시기 동안 전체주의가 얼마나 폭력적으로 개인의 가치를 희생시킬 수 있는지를 경험한 인류는 전체주의를 부정적 가치로 정확하게 규정했다. 이론적으로는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가 전체주의화함으로써 자본가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자본가의 이익이 정치적으로 강력하게 지지되고 있다.
윤리에서 목적론은 행위의 결과가 행복과 이익을 발생히킨다면 이 행위를 윤리적으로 평가하는 관점으로 전체의 이익을 강조한다. 현실적인 측면에서 후기 자본주의나 사회민주주의의 재분배 중심 제도는 다수의 노동자와 서민의 이익과 만족을 높인다는 점에서 목적론적 윤리설에 의해 정당화된다.
* Simplification
|
역사 |
경제 |
정치 |
사회 |
윤리 |
세계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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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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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수 지배자의 세계 |
왕, 영주, 부르주아 |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
보수, 엘리트주의 |
개인주의 (자연권) |
의무론 |
세계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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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수 피지배자의 세계 |
노예, 농노, 프롤레타리아 |
사회주의, 후기 자본주의 |
진보, 민주주의 |
집단주의 |
목적론 |
1권에서는 세계를 양분함으로써 복잡한 현실 세계를 단순화했다. 극단적으로 단순화되고 추상화된 세계는 대축적지도와 같다. 지구 전체의 구조가 세계지도 한 장에 담기듯 양분된 세계는 세계를 조망하는 도구가 될 것이다. 미세한 구체성을 소거한 비현실적인 지도가 우리가 가야 할 곳을 아내하듯, 현실의 복잡성을 단순화한 이 책이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 여행의 안내서가 되기를 기대한다. 세부적인 그림을 그려 넣는 것은 여행을 시작한 독자의 몫이다. 이 지도를 배낭에 넣고 인생의 여행길을 따라 여행하는 동안, 동행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면서 그림을 완성해나가기를 바란다.
2권에서는 이제 현실 너머의 세계를 단순화해보려 한다. 철학, 과학, 예술, 종교 그리고 신비에 대한 영역을 탐험하며, 지적 대화를 위한 교양 여행을 계속해보자.
[ pp.370~375, 지대넓얕 > 에필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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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췌 목차
1. 프롤로그
2. 성장중심정책과 분배중심정책 - 거인의 섬 표류 우화
3. 하이에크와 롤즈 - 어떤 사회가 윤리적인 사회인가
4. 에필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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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30. @ Ghost On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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